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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회(1972년 졸업)
  39회 게시판     

타테야마 산행기

조회 수 12526 추천 수 0 2014.07.12 06:55:37
황호연 *.231.123.227
일본 타테야마(立山, 해발 3003미터)

같음이다.
마주 앉는다.
오래 보기 위함이다.
다름이다.
돌아 선다.
빨리 떠나기 위함이다.

가을의 단풍이다.
붉은 카페트를 깔았다.
단풍이 아가리를 벌려 산을 삼켰다.
산은 요원(遼遠)이 되었다.
정처를 잃은 바람이다.
거칠 것이 없는 것이다.
바람의 내심을 본다.
잔뜩 겁을 먹고 있는 것이다.
산이 너무나 거대하기 때문이다.
산에서 바람이 포효하는 것은,
산의 웅장함에 겁먹은 자신을 위장하기 위함인 것이다.

단풍이 마감 앞에 섰다.
바람의 탓은 아니었을 것이다.
바람은 오히려 단풍을 피운다.
늦가을의 시간이다.
단풍이 마침 앞에 섰다.
낙엽이 된 것이다.
흐르는 시간의 위력 탓이다.
바람을 타고서 피어난 홍색이었다.
시간을 타고서 백설이 내린다.
백설은 홍색을 뒤덮어 백색 세상을 창조한다.
타테야마에서는 시간조차도 백색이다.

하늘이 서둔다.
하얀 백설의 시간이 그 징표였다.
초가을 접어들자 휘날린 눈이었다.
가을에 겨울의 시간을 내린 것이다.
세상을 덮을 듯 겹겹이 쌓인 눈이다.
그곳은 금새 설국이 된다.
눈이 쌓이고 쌓이는 것은,
패여서 단절된 계곡을 매우기 위함이다.
눈은 계곡을 매우고서 산을 하나로 만든다.
눈이 산의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그리하여 백설이 천지를 호령한다.
설산 타테야마가 천지를 호령하고 있다.

하늘이 시간을 내렸다.
내림의 대응은 올림이다.
용암이 꿈틀된다.
붉게 솟아오른다.
그 성남이 산을 깡그리 삼킨다.
단풍의 붉음이 용암처럼 산을 삼켰다.
하늘이 시간을 급히 파병하여
푸른 창공에 대비되는 붉은 단풍을 서둘러 거두었다.
창공의 푸름과 단풍의 붉음은 색색이 다름인 것이다.
산에서의 푸름과 붉음의 의미인 것이다.

하늘이 눈을 내렸다.
내림의 보답은 올림이다.
쌓이고 쌓인 적설이 넘쳤다.
족히 40미터가 넘는 적설이다.
지상의 적설은 불꽃놀이가 된다.
하늘로 향하여 쏘아올리는 축포처럼
백설이 광채를 발산하여 하늘을 삼킨다.
진노하여서 그런 것이 아니다.
백설이 더는 주체하지 못하여 하늘을 물들인 것이다.
창공이 하얗게 질렸다.
백설이 하늘을 닮았다.
밸설에 하늘을 닮은 비취색이 영롱하다.
창공의 푸름과 하얀 백색은 형형이 같음인 것이다.
산에서의 푸름과 백색의 의미인 것이다.

산이 하늘을 닮았다.
산이 솟은 것은 하늘의 뜻을 읽기 위함이다.
그저 묵묵한 산이다,
세찬 바람에도 호들갑떨지 않는다.
가볍지 않는 무거움인 것이다.
온몸을 내밀어 차가운 비를 맞는다.
참아내는 너그러움인 것이다.
거대한 품을 벌려 폭설을 받아들인다.
무한으로 관대한 것이다.
산과 하늘이 같음인 것이다.

산이 되지 못하는 인간이다.
인간은 그저 가볍기 때문이다.
이속에 영합하기 위하여 활발하기 때문이다.
말 한마디에도 참지 못하는 것이다.
다름을 포용하기에는 너무 협량한 것이다.
거친 행동을 더 앞세우는 것이다.
더불어 있음이 아니라 배척에 익숙한 것이다.
가벼우니 그저 다투는 인간이다.
미숙하고 어설픈 인간이,
그저 남의 탓에서 이유를 찾는 것이다.
인간과 산은 다름인 것이다.

나는 인간이다.
산을 닮고 싶은 것이다.
산과 같음인 하늘을 올려다본다.
정상 오야마(雄山,해발3003미터)이다.
뒤틀림이 하늘을 할켰다.
천지를 개벽하고 싶었을 것이다.
그 용솟음이 멈추었다.
숨이 차서가 아닐 것이다.
기운이 소진하여서가 아닐 것이다.
더는 솟아오를 곳이 없는 것이다.
그곳엔 이미 하늘이 있었다.

거느림이 봉황같다.
날개 짓 한 번으로 구만리를 나는 봉황이다.
붕정만리인 것이다.
심연의 충동이 요동한다.
봉황의 날개쭉지에 매달리고 싶다.
하늘을 자세히 살펴보고 싶은 것이다.
웅장함이 곰같다.
걸음 하나로 땅을 떠렁떠렁 깨우는 곰이다.
웅대한 것이다.
마음의 소망이 일어난다.
곰의 등줄기에 앉고 싶다.
땅의 울림소리를 청음하고 싶은 것이다.

정상이다.
찬찬히 두리번거린다.
장엄한 산을 통째로 살펴보기 위함이다.
아무 것도 볼 수가 없다.
가만히 귀를 기울인다.
창대한 산이 울리는 소리를 듣기 위함이다.
아무 것도 들을 수가 없다.
살을 에는 매서운 바람도 멎었다.
각기 제 이름을 가진 산들도 잠들었다.
바람이 정상의 호출을 기다리고 있다.
산들이 정상의 호명을 기다리고 있다.

발로 쿵쿵 정상을 친다.
굉음처럼 발이 전율한다.
그제서야 바람이 깨어났다.
그제서야 풍경이 살아났다.
인간인 나는 차마 눈을 뜰 수가 없다.
눈을 똑바로 뜬다면 실명하고 말 것이다.
그것은 산이 아니었다.
그것은 찬란한 우주였다.
타테야마가 우주 그 자체였다.


김웅래

2014.07.14 12:46:24
*.33.153.101

호연이.
잘지내지, 대구같이살면서 술한잔하기 힘드네 ,
010 6482 7237
전화 한번주게나.
얼굴본지 2년 쯤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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