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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구미산악회
2014.08.04 10:58

어머니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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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말씀

지은이/ 미상

 

 

바구니를 건네며 어머니는 말씀하셨지요.
매끈하고 단단한 씨앗을 골라라.
이왕이면 열매가 열리는 것이 좋겠구나. 
어떤걸 골라야 할 지 모르겠더라도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 말아라.
고르는 것 보다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잊지 말아라.
tree02-s2.jpg

물건을 살 때는 아무에게나 가격을 묻고
덥석 물건을 집어 들지 말고,
먼저 장안을 둘러 보고 사람을 찾아 보렴.
입성이 남루한 노인도 좋고, 작고 초라한 가게도 좋을 것이야. 
그리고 고마운 마음으로 물건을 집어들고 공손히 돈을 내밀어라.
tree03-s2.jpg
오는 길에 네 짐이 무겁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오는 길이 불편하다면 욕심이 너무 많았던 게지. 
또 오늘 산 것들에 대해 너무 많은 생각을 하지는 말아라.
사람들은 지나간 것에 대해 생각하느라 시간을 허비하곤 하지.

tree04-s2.jpg
씨앗을 심을 때는 다시 옮겨 심지 않도록
나무가 가장 커졌을 때를 생각하고 심을 곳을 찾으렴. 
위로 향하는 것일수록 넓은 곳에 단단히 뿌리를 내려야 하는 거란다.
준비가 부실한 사람은 평생 동안
어려움을 감당하느라 세월을 보내는 법이지.
tree05-s2.jpg
모양을 만들기 위해 가지치기를 하지 말아라.
햇빛을 많이 받기 위해선 더 많은 잎들이 필요한 법이란다.
타고 난 본성대로 자랄 수 있을 때,
모든 것은 그대로의 순함을 유지할 수가 있단다.

tree06-s2.jpg
낙엽을 쓸지 말고, 주위에 피는 풀을 뽑지 말고,
열매가 적게 열렸다고 탓하기보다
하루에 한번 나무를 쓰다 듬어 주었는지 기억해 보렴.
세상의 모든 생각은 말없이 서로에게 넘나드는 거란다.
tree07-s2.jpg
우리는 바람과 태양에 상관 없이 숨을 쉬며
주변에 아랑곳 없이 살고 있지만, 
나무는 공기가 움직여야 숨을 쉴 수가 있단다.
바람이 나무를 흔드는 것과
나무가 움직여 바람을 만드는 것은 같은 것이지.
tree08-s2.jpg
열매가 가장 많이 열렸을 때 따는 것도 좋은 일이지만
며칠 더 풍성함을 두고 즐기는 것도 좋은 일이지.
열매 하나하나가 한꺼번에 익는 순간은 없는 거란다.
어제 가장 좋았던 것은 오늘이면 시들고,
오늘 부족한 것은 내일이면 더 영글 수 있지.
그리고 열매를 따면 네가 먹을 것만 남기고 나눠 주렴.

tree09-s2.jpg
무엇이 찾아 오고 떠나 가는지,
창가의 공기가 어떻게 변하는지 지켜 보렴.
나무를 키운다는 건
오래 바라 보고 생각하는 것을 배우는 것이야.
그리고 조금씩 다가 오는
작별에 관해서도 생각 해야 한단다.
tree10-s.jpg
태풍이 분다고, 가뭄이 든다고 걱정하지 말아라.
매일 화창한 날씨가 계속되면 나무는 말라 죽는 법이지.
우리의 마음도 마찬가지란다.
모든 생명 있는 것들은 아프고 흔들린다는 걸 명심하렴..."

tree11-s2.jpg
그대가 주었던 씨앗 하나...
마당에 심어 이제는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마당에 심어 이제는 큰 나무가 되었습니다.
tree12-s2.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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