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회(1966년 졸업)
글 수 255
흘러가는 저물은 아무도 탓하는이 없건마는
왜 흐르는 세월은 무정세월이라 탓히는걸까.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공통점이 있지만
세월은 과거의 추억이라는 뇌리의 영상을 남기기 때문일까.
무분별한 추억의 조각들과 잊고싶었던 우둔의 파장들이
용서없이 기억의방에 양해도없이 자리잡는 무력함.
정지된것을 찬양하라.
움직이는것들은 쉼없이 변형되기 쉽고
정류된 것들은 적어도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며
서서히 어떤 기다림의 미학을 읊는 시적여백과도 같은것.
세월이 소리도없이 흘러만 간다.
형체의 변화만을 남긴체 만만한 먹이감을 쫓는 짐승의 주시처럼.
멈춘줄 알았던 구름이 한눈판 사이에 저만큼 가고있다.
세월빛은 분홍색인데 현살의빛은 진회색이다.
한치앞도 볼수없는 아수라 세상에 살아남기위한 극한의 몸부림.
지나고나면 아무것도 아니라 하기엔 생체기가 너무도 깊다.
이게 사는거라면 너무도 허망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