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라오는 찻속에서 헛빵 사모님이 혼방기사에게 한말씀 하신다.
다리가 아니라 가슴이 떨릴때 부지런히 다녀야 한다고....
조금만 걸어도 다리가 떨리는 혼방 입장에서는 그 한마디가 뼈속까지 파고든다.
가슴 떨렸던 때가 언제였더라?
다리는 언제부터 떨리기 시작했던고?
환갑을 맞이한 친구들을 위한 조립식 3단케익에 또렷이 박혀있던 61이란 숫자....
참 빠르다.... 참 새삼스럽다..... 참 거시기하다....
이젠 어쩔 수 없이 60Km 의 속도로 달리고 있으니 멀리 내다봐야겠다.
고개를 떨구고 밑을 내다보면 멀미가 날테니 말이다.
새롭게 구성된 회장단이 수시로 전화를 해댄다.
호영이 목소리는 언제나 정겹다. 바쁘지? 마이 좀 델고 와~~
우쒸~!! 바쁜 줄 알면서 왜 그런걸 자꾸 나한테 시키누?
그래도 호영이 말이라면 꼼짝 못하는 혼방인지라 이내 전화기를 들고 현태, 병문이랑 통화를 한다.
호영이한테 배운대로.... 바쁘지? 인원파악 좀 해 봐~~~
무릇 모든 단체활동은 단단히 챙기지 않으면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다.
그래서 잘 챙기는 친구들에게 감투를 씌워줘야 하고 미친듯이 잘 할 수 있도록 꽁구녕을 살살 간지러 줘야한다.
학재회장은 모른긴 해도 호영이 똥구녕을 입으로 살~살~ ㅎㅎㅎ 울 회장 구찌가 보통 구찌냐 말이야.
3시간 반을 막힘없이 지끼는 털기의 달인.... 존경합니데이~~~
선약이 있어서.... 꼭 참석해야 할 일이 있어서.... 중학교, 고등학교 동창회랑 쫑이 났어~
늘상 참석하던 친구들이 5-6명이 빠지는 바람에 호영이한테 혼날 각오를 하고 그래도 운짱 노릇은 해야겠기에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강아지 새끼마냥 살금살금 내려가면서 우예든동 아채동네 만희는 모시고 갈 작정이었지.
만희만 참석하면 10명이 와도 만희 참석한거니 덜 혼날 것 같아서리.... ㅎㅎㅎ 그런데 웬걸~
얼추 86명 정도는 참석했지?
참 대단한 친구들이야~ 그러니 내가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냐구? 35 파이팅이다!!!!
이 대목에 괜히 파이팅을 외친 건 아니고 동기회 후기는 담당이 따로 있잖어? 파이팅이라고......
남의 울타리 넘보면 만수무강에 지장이 있을테니 난 그냥 사진이나 올리고 사라질겨~~~~
그런데 제목에 적어놓은 것 처럼 시방 성조땀시 미치것다.
성질나면 아무나 조진다고 이름을 성조라고 지었다는 소문이 자자한 그 성조가.....
그 손짓 하나하나..... 그 요상한 춤사위 하나하나.... 마이크를 잡은 그 모습 그대로가
바로 눈앞에 있는 것 처럼 또렷하게 생각이 난다.
동녘 저편에 먼동이 트면.~ 마이크 한번 치다보고.....
철새처럼 떠나리라~ 마이크 한번 치다보고.....
세상 어딘가 마음줄 곳을~ 또 한번 마이크 버턴 눌러보고....
집시되어 찾으리라~~~~ 시파누마
생은 무엇인가요~~ 가마이 있어봐~~~~
삶은 무엇인가요~~~ 아직 멀어쏘~~~~
부질없는 욕심으로~~~ 시파누마~~~~
살아야만 하나~~~~ 아직 멀었쏘~~~~
눈을 감아도 눈을 떠도 온통 성조 모습이 지워지질 않는다.
우와~~~~ 미치것네. 우예만 되여~~?
다들 잘 가셨지?
1년 동안 다리 떨리지 않게 몸관리 잘하시고
내년 이맘때 시기 떨리는 가심 안고 우리 또 만나세~~~~
남선농원의 넓고 푸르른 잔디가 한동안 잊혀지지 않겠구먼. 된장~~~~!!!
그나저나 울 회장님 돈을 마이 써서 우예여?
차기 회장은 파이팅이 한다고 큰소리를 쳤고 그 뒷감당은 내가 할거라고 공수표를 날리던데
찻잔 2개에 6만원이나 하면 얼추 100개만 해도 6백만원 이잖어?
지 돈 잘번다고 이렇게 돈질을 해대면 다음에 우리 파이팅은 우째라고 그래여? 아니 나는?
내년에는 엉가이~ 해 고만.
그런데 울 친구들이 그 선물이 그렇게 비싸다는 건 알고들 있나?
에이~ 모르면 말고.
허긴 파이팅이 80에 한다고 했으니 나중에 고민해도 되겠지. ㅎㅎㅎ
아직 작년 동창회 후기도 마무리가 안되어서 뒤편이 숙제로 남아있고..
통영 엤날 추억담 쓰려다가.. 세월호 참사가 나는 바람에 바다가 미워져 뒤로 미루었고..
아마 상처가 아물면 그때가서 쓰지뭐..
천천이 세월아 네월아 하께..
누구 승질 급한사람 있으면 재미있는 글좀 올려보시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