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회(1959년 졸업)
글 수 163
우물쭈물 하지 맙시다.
세월의 흐름이 너무도 빠르다는 느낌이 나이가 들수록 실감이 납니다.
그래도 평소에는 나이를 의식하지 않고 살았는데
지난 언제쯤인가 지인들과 설악산 신흥사를 찾았을 때
매표소 앞 아저씨가 한 말에 깜짝 놀랐습니다.
“경로우대입니다. 그냥 들어가세요.”
어느 듯 세월의 그림자가 저만치 길게 누웠단 말인가...
문득 영국의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이 떠올랐습니다.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자신의 묘비에 남기고 싶은 말도 많았을 텐데
그는 덧없는 인간사 이야기를 이렇듯 솔직하게 표현한 것입니다.
삼한을 통일한 절세 영웅인 태조 왕건도 임종시
자식들 앞에서 세상이 덧없다고 하였습니다.
누구라도 삶의 종점에 이르면 허세를 벗어 버리고
투명한 모습으로 솔직해 지는 것 같습니다.
버나드 쇼의 묘비명은
세월을 헛되게 우물쭈물 보내지 말라는 경종이라 생각해 봅니다.
겨울이 깊어갑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한 나날 되시기를 빕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