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반갑습니다.
사실 맨날 인사 시키기를 좋아하는 우리 김학재 회장님 때문에,
말주변도 없고 기억력도 안 좋은 제가
염치없이 몇 자 적어왔습니다.
보고 읽더라도 양해 바랍니다.
재미가 없어신 분은 졸아도 좋습니다.
좀 깁니다..
때는 바야흐로 오늘은
그 동안 일 년 내 내 학수고대하던 ..
또한 국민학교 교정을 떠난 지 어언 46년이나 된 해의 동기회 날입니다.
오늘 이렇게 동기회가 성대히 이루어진데 대하여,
그동안 애쓰신 김학재회장님,이호영사무국장님, 임원진
그리고 이런 멋진 장소를 마련해준 남선농원 최정선사장님,
남선건설 전남철대표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정말 작약산 산방의 방주이신 전남철 동기가 부럽습니다.
이 산장에는 풍광도 좋지만 돌에 새겨놓은 감동적인 글이 있습니다,
“ 우정은 산 길처럼 자주 오고 가지 않으면
초목이 우거져 그 길은 없어지나니..... “
정말 가슴에 와 닿는 말입니다..
이 글처럼 앞으로 우리 모두 자주 만나서 정을 나눕시다..
초목이 우거져 산길이 없어지기 전에 ..
그동안 35회 동기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된지도 근 20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잊혀졌던 고향친구들을 다시 만나게 되었고.
여러 대소간에 친목을 도모하면서 고마움과 즐거움과 행복을
안겨주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그동안 오늘의 동기회가 있기까지 애를 쓰주신 전임 회장님,
전임 사무국장님,여타 임원진들과 그리고 뒤치다꺼리하느라 수고하신
고향 지킴이 친구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고마왔습니다..
나 자신 객지에 있다는 핑계로 뭐 하나 도움이 되지 못하고,
늘상 이렇게 차려준 밥상에 하루 잘 놀다 갑니다마는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동안 우리 35회동기생들이 많이 모일 때에는 근 150명 이상 온 때도 있었고,
졸업생중 거진 2/3는 한 번씩 다녀가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래서 주위에서 선후배 동기회중에 가장 결속력이 강하다는 평을 듣곤 합니다.
하지만 동기회에 아직 한 번도 오지 않은 친구들이 가끔 보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이참에 사무국장님께 부탁하고 싶은 것은
한 번도 오지 않은 친구들 소식을 알아보고, 수소문하여 연락처라도 알면,
동창회 소식도 전하고 다른 친구들이 보고 싶어하고 기다린다고 전하고
그래서 다음 동기회에는 한 번만이라도 올 수 있도록 독려를 하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그런 친구를 모셔오는 친구는 그 공로로
회장님깨서 개인적으로 현상금을 별도로 수여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
감히 제안합니다.
아마 오지 못했던 그 친구들도 무척 우리들이 보고 싶을 겁니다.
이젠 정말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다들 환갑의 나이에 ..
하나 둘 사라지고
정말 이제는 시간이 없습니다,
지나간 세월을 뒤돌아보면
이 세상에 와서 국민학교 어린시절을 6년 동안 같이했다는 사실은
그 인연이 정말로 소중합니다.
죽기 전에, 보고 싶은 사람은 한 번이라도 만나봐야 되지 않겠습니까?
사람 사는 기 다 비슷합니다.
지금 이 나이에 잘나면 얼마나 잘낫고, 못나면 얼마나 못 낫습니까.
괜찮습니다.
모든 것은 사라지고 속절없이 왔다가 가는 것이 인생이기에
남는 것은 소중한 인연 밖에 없습니다.
이런 아름다운 인연을 남기기 위하여
내년에는 그동안 오지 못했던 동기분이 한 명이라도 더 오게 된다면
우리의 35동창회는 영원토록 무궁할 것입니다.
우리는 비록 전후세대에 피폐해진 조국에서 태어난,
대다수가 가난한 어린 시절을 겪어면서 동병상린하던 죽마고우입니다.
그래서 더더욱 그 정이 깊습니다.
또한 우리는 국민교육헌장 세대입니다.
교육헌장에서 밝히듯이
우리는 민족중흥을 위하여 역사적 사명을 띠고 이 땅에 태어났고
그리고 민족중흥을 위하여 열심히 피땀 흘려 일했습니다.
그 결과, 이 정도의 살기 좋은 대한민국이 이룩되었습니다.
또한 우리는 그동안 가정과 자식들 뒷바라지에 온 몸으로 희생하였습니다.
대다수가 자신들의 노후는 챙길 틈도 없이..
이러한 우리 세대는 당연히 편안하고 행복한 노후를 누릴 권한이 있지만,
결코 자식들이 우리의 노후를 책임져 주지는 못합니다.
먹고 사는 것이 무엇보다 우선인지라,앞 만보고 달려온,
그러면서 옛날에 배운 도덕심을 사람의 당연한 도리로 알고
삼강오륜은 자식들에게는 전하지 못하고,
자신들은 이 덕목을 천륜인양 지키면서,
그렇게 책임만 안고 권리는 행세하지 못하는
부모와 자식들 양쪽을 다 모시며..
순디처럼 살아온 바보세대가 아닌가 합니다.
하지만 어쩔수 없이 세상은 그렇게 변하고 흘러 갑니다.
정작 먹고 사는 문제는 옛날보다 좋아졌다지만,
사람사이의 훈훈한 정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입니다,
우리 세대의 문제는
우리끼리 노후를 어떻게 잘 보낼 것인가 풀어나가야 합니다.
그래서 자주 만나서 이야기도 나누고,
옛날 추억담과 무용담을 안주 삼아 한 세월 보내야 되지 않겠습니까..
제 이야기에 동조하시는 분은 박수 한 번 쳐 주십시오,
그런 의미에서 앞으로도
꼬부랑 할매가 되던,
탕국 냄새나는 쭉쟁이 할배가 되던..
35회 동기회에는 빠지지 마시고 나오십시오,
정말 두고 보십시오..
80 넘어서 몇 명이 모일지 모르지만,
그 때에는 동기회 이 시간이야말로 자신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가장 귀한시간이 될 겁니다..
주위에서 누가 반겨주거나 챙겨주겠습니까.
친구 밖에 없습니다..
아마 일 년 내도록 동창회 날짜만 꼽을지 모르겠습니다..
만약 그때 가서는 저를 회장으로 뽑아 주십시오..
제가 동기회장이 된다면 35회 동기회를 3달에 한 번씩 하겠습니다.
회비도 안받고..
오히려 갈 때는 차비를 챙겨드리겠습니다
왜냐하면 그때는 나의 강력한 스폰스인 혼방 선생이
엄청난 부자가 되서 모든 경비를 책임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 그런 이유로 우리모두 혼방 권순모선생을 위하여 박수를 보냅시다..
혼방 파이팅..!!!
다만 80살 전까지는 여러가지 부족한 점이 많아서
제가 회장으로 나설 생각은 없습니다..
오늘 삼복더위를 피해 좋은 계절에, 동기회를 하게 되어 무척 기쁩니다.
멋진 풍광을 뒤에 두고, 어머니 젖내음 같은 고향냄새를 맡으며
여러 반가운 친구들을 마주하니 어눌한 말솜씨가 다소 길었습니다.
아무쪼록 오늘 낼 즐겁게 노시고,
맛있는거 많이 잡수시고,
고향의 향기를 마음끗 누리고 가십시오.
즐거운 시간 되십시오..
이만 구구한 인사에 대합니다..
2014년 6월14일
부산 35회 동기회장 김치동.
의례사라면 아예 듣지도 않는 저인데, 그걸 끝까지 다 읽기까지 했습니다!
놀라운 일이고, 참으로 놀랠만한 인삿말입니다.
저도 35 회 졸업생으로 위장해서라도 동참하고 싶어지게 만듭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시간이 그리 많이 남은 것도 아닙니다.
"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줄 알았다 "는 영국인의 묘비명이 이젠 농담만 같지 않습니다.
저물어가는 길을 어떻게 끝까지 잘 걸어내야 하는지도 글 적어 주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