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은 역
- 파이팅 -
(2005년11월 9일)
열차가 오지 않는 오래 된 폐역에
사루비아 꽃향기 사라지고
이름 모를 풀 들만 무성하네
많은 발길이 오가던 대합실은
그 때의 시끌함이 귓전을 울리는데
다들 고단한 삶 찾아 어디로 떠난 것일까
아직도 비인 역사(驛舍)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그 모습으로
언제든 객차에 그대 오길 기다리는데
한 번 떠난 이는 다시 오지 않네
인연 따라 만나고 헤어짐이
바람처럼 왔다가 가고
숱한 계절은 또 여러번 바뀌어도
입가에 맴도는 그리운 이름
잊혀질까
머 ~얼리 동차의 기적처럼 들리는데 .....
아! 가은 사람 치고 저 역사에, 저 철길에 묻은 사연 한두개쯤 없는 사람 없겠지요.
저 역에서 희뿌연 새벽에 우리를 서울로 떠나보내고나서
저희 어머니는 텅빈 방의 문턱이 너무 높아 그 날 방안에 들어가지도 못하시고...
이제 다 옛날 얘기입니다.
이젠 제가 그 때의 어머니보다 더 나이를 먹었습니다.
곽재구 시인의 사평역에서 시를 읽을 때마다
저는 늘 은성역으로 바꿔 읽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