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39차 정기총회였던 1박 2일 여행 (경북 포항 호미곶, 청송 주왕산) 을 다녀온 후 글을 올립니다.
다들 한번씩 읽어보며 즐거웠던 추억을 곱씹어 보기 바랍니다.
“꿈길 같은 여정에 봄날은 간다”
(가은 초등 26회 39차 정기 총회: 1박 2일 모임)
60여년 전 코흘리개 죽마고우들과 1박 2일 (5/16~17) 여행을 다녀 온지 벌써 닷새째다. 이 즐겁고 귀한 추억들을 그냥 흘려 보내기 아쉬워 서툰 글솜씨지만 인생의 한 순간을 기록으로 남겨두고 가끔씩 추억을 되씹어 보려 하니 친구들이여 찬찬히 읽어들 보시게나.
먼저 요약한 아래 일정표를 보고 1박 2일을 회상해 보길 바라오.
※ 사진 별첨
(참고로 첨부할 수 있는 용량이 제한되어 있어서 다는 못 올렸습니다.)
일 자 |
출 발 |
도 착 |
비 고 |
5/16 (土) |
07:42 (잠실 종합운동장) |
09:22 (충주 휴게소) |
전세버스 신화여행사 경기 79사 4672 (김영채 기사 52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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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친구 18명 탑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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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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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7 (문경 시청) |
문경, 충주 등 친구 8명 탑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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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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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7 (칠곡 휴게소) |
휴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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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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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0 (팔공산 톨게이트) |
대구(3명), 부산(1명) : 4명 탑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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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50 (영천 휴게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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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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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0 (식당 도착) |
“들길 따라서” 점심 (포항시 남구 이동 654) Tel. 054-277-8855 청국장, 된장, 순두부 전문 요리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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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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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30 (호미곶) |
(경북 포항시 영일만 장기반도의 끝) 한반도 最東端 虎尾串 관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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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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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 (식당 도착)
최종 도착장소 |
“수승 대게, 회” 식당 (경북 영덕군 남정면 남호리 24-4 동해비치호텔 옆) Tel. 054-733-1233 대표 은인자 |
일 자 |
출 발 |
도 착 |
비 고 |
5/17 (日) |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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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0 (주왕산 등산로 入口) |
주왕산 등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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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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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5 (용추 폭포) |
등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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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0 下山 완료 |
버스 탑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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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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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0 식당 도착 |
“봉산식당” (청송 달기약수 닭백숙 전문점) 경북 청송군 청송읍 부곡리 298 Tel. 054-873-218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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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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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2 (안동 시외버스 정류장) |
대구, 부산 팀 4명 下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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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27 (안동 신공항 휴게소) |
휴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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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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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 (점촌 도착) |
조대희 (상주) 下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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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 |
문경시청 8명 (문경, 충주 친구들) 下車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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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 (여주 휴게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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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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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 (잠실역) |
서울 친구 해산! adieu! |
2015.5.16 (土) 아침 5시에 일어나 저녁에 챙겨놓은 배낭을 짊어져보니 옷 몇 가지, 책 한권 넣었는데 생각보다 무겁다. 07:30분까지 잠실 종합운동장역까지 집합이라 편하게 택시로 갈까 하다가 와이프가 알려준대로 여의도역에서 지하철 9호선을 탔더니 25분 만에 도착 06:40분 경이다. 너무 일찍왔나 싶었는데 벌써 관광버스 4-5대가 줄을 이어 정차해있어 우리 버스가 있나 둘러보니 찾질 못하겠다. 그러다 나보다 더 일찍 온 친구 정성도와 김동초를 만났다. 둘다 오랜만에 보는 친구들이라 반가웠다.
서울 친구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한다. 1)이호녕 2)김수만 3)이풍호 4)배병태 5)손종원 6)전명구 7)이응한 8)임동빈 9)정성도 10)김동초 11)함원재 12)고향순 13)안현숙 14)김복희 15)이순녕 16)김용자 17)양성희 18)김형태 모두 18명이다. 정칠성이가 사진기들고 1박2일 일정을 멋지게 담아 놓겠다고 약속했었는데 발목이 삐었다나(?) 참석 못하게 되어 아쉽다. (정칠성! 이제 다 나았겠지!)
07:42 신화여행사 소속 버스 (경기 79사 4672. 김영채기사 52세) 로 출발. 모두들 조금은 들뜬 표정들이다. 여학생이 6명이나 참석, 분위기가 한결 화사하다. 모두들 할매라지만 할미꽃이 얼마나 예쁘냐? 내눈에는 국민학교 때 단발머리 모습의 여학생들 얼굴 하나하나가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아른거린다.
버스가 출발한지 얼마 안 돼 아침 일찍들 나오느라 대부분 아침밥을 먹지 못하고 나온터라 시장기가 올라오려는가 싶은데 아침식사 배식이 시작된다. 우리의 호프 배슴 (배병태 총무 = 충실한 머슴)이 정성들여 준비해온 찰밥과 반찬으로 김치, 고추조림 (정말 간이 잘 배여 밥도둑!) 취나물과 메뚜기 (여학생들이 준비했다) 를 일회용 식판에 듬뿍 듬뿍 담아 배부하니 모두들 맞바람에 게눈 감추듯 뚝딱 해치운다. 술안주로 최고라며 배슴이 준비해온 돼지껍질무침도 별미였다. 지금 생각해도 군침이 돈다. 뒤이어 후식으로 나온 절편은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고 맛도 좋아 모두들 서너개씩 먹어치운다.
그러나 저러나 이 모든 것을 배슴이 바리바리 (술,과일,음료 등) 쌓아 왔으니 사실 그걸 누가 다 해냈겠는가? 분명 배슴의 마나님이 엄청 힘이 들었을 터인데 그걸 묵묵히 다 해낸 마나님에게 사랑과 경의를 보내고 싶다. 더욱 궁금한 것은 배슴이 무슨 용한 재주로 마나님을 휘두르시는지 그 비결이 궁금할 터이나, 알만한 친구는 다 아는 비결이니, 내참 내입으로 말하기도 뭣하고, 여하튼 이 자릴 빌어서 마나님께 친구들을 대신해서 고마움을 전합니다.
워킹딕셔너리 김중현에 의하면 우리 26회 동기생은 2개반 154명이 1959년도에 졸업했는데 그 중 30명이 참가, 참석율이 19.5%니 성적이 좋다고 할 수 밖에. 그러나 그동안 유명을 달리한 친구도 상당수니 하늘나라에서 잘들 계시는지? 가끔 그 곳에서 26회 동창회는 여는지 궁금해 진다. 이번 기회에 회장단에서 확실하게 파악을 해서 동창들에게 알려주면 좋겠습니다.
달리는 차창밖으로 초록을 듬뿍 먹은 산천을 바라 보느라니 참으로 세월이 살보다 빠르구나 하는 생각이 언뜻언뜻 뇌리를 스쳐온다. 버스는 중부 고속도로, 중부 내륙을 내달리는데 김용자가 의류가게를 운영하는 딸로부터 강탈(?)했는지 스카프 (Black Yak)를 하나씩 선물한다. 남학생에게는 파랑, 여학생에게는 빨강, 모두들 흐뭇해하고 함원재는 받자마자 넙죽 이마에 둘러 메고 허허 거린다. 용자야 고맙다. 딸내미에게 감사하다고 전해주시오.
서울에서 출발한지 약 3시간여만인 10:27에 문경시청에 도착하니 문경친구들 6명 (이창녕, 김중현, 조대희, 남두원, 조미자, 남양자) 충주 2명 (이원재, 채희장) 등 8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그들이 탑승하니 버스안이 갑자기 왁자지껄 웃음꽃이 피어나고 활기가 넘친다. 이제 모두 26명이다. 뭐가 그리 좋은지 모두 싱글벙글 얘기들 나누느라 버스 안이 시끌벅적 하다.
12:20 팔공산 톨게이트에서 대구 친구들 3명 (여수길, 김정래, 정옥순) 과 부산 1명 (임경환) 등 4명이 탑승해서 참가 예정 인원 30명이 모두 모이게 됐다. 모두들 팔팔한 모습을 보니 도무지 칠순을 맞은, 맞게 될 노인네들 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13:40 포항시 남구 이동 소재 식당 “들길 따라서” 에서 비빔밥으로 점심식사. 즐거운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하는 모습이 참 정겹다. 그래선지 비빔밥이 아주 맛있었다.
15:30 호미곶(串) 도착, 경상북도 포항시의 영일만 장기 반도의 끝에 있는 곶(串)으로 포항시 구룡포읍, 동해면, 호미곶면에 속하며 서쪽은 영일만 동쪽은 동해에 접해있다. 16세기 조선 명종때 풍수지리학자인 남사고 (南師古)가 한반도는 백두산 호랑이가 연해주를 할퀴는 형상으로 기술하였고 백두산은 호랑이코, 호미곶은 문자 그대로 호랑이 꼬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관광명소다. 우리가 도착 했을때도 많은 사람들이 놀러와서 사진찍고 해변가를 거니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한시간여 끼리끼리 흩어져 사진도 찍고 풍광을 즐겼다.
참고로 포항시는 인구 약 518,000명으로 경북 동해안에 있는 시이다. 시의 중심으로 흐르는 형산강이 영일만에 유입되면서 넓은 충적평야를 형성하고 있다. 1970년대 초 포항제철이 조성되면서 도시화가 진행되었다. 특산물로는 구룡포의 과메기 (청어 또는 꽁치를 겨울 동안 반건조시킨 음식) 가 유명하다.
18:30 최종 목적지인 “수승대게,회” 식당에 도착했다. 주소는 영덕군 남정면 남호리 24-4번지 (동해비치호텔 옆) 대표 은인자/ 전화: 054-733-1233 이다. 배슴이 사전에 답사를 해서 정한 곳인데 식당의 코 앞에 망망대해 동해의 파도가 넘실거린다. 민박을 겸하고 있는 이 식당은 명함에 자랑한대로 ‘해수욕장 전망 좋은집’ 이다. 영덕(盈德) 은 인구 39,400명으로 동쪽은 동해, 서쪽은 영양군과 청송군, 남쪽은 포항시, 북쪽은 울진군과 접하고 있다. 군의 전지역이 태백산맥의 동사면을 차지하여 서쪽이 높고 동쪽으로 점차 낮아지는 지형을 이룬다.
저녁식사 모듬 “회”를 준비하는 동안 몇몇은 벌써 해변가에 나가있고 또 몇몇은 막걸리를 마시느라 분주하다. 푸짐한 “회”가 한상 차려진 상태에서 먼저 전임 동기회 회장(여수길)에 대한 이호녕 회장의 감사패 증정이 있었다. 전임 여수길 회장의 노고에 대해 모두들 큰 박수로 축하했는데 여수길이 앞으로 대구아들들이 어른들 잘 모시겠다는 기특한 말씀이 간지럽게 들려 모두들 낄낄거리며 박수를 친다.
뒤이어 친구들 중 개띠 (1946년생) 11명 (이호녕, 임동빈, 이풍호, 배병태, 함원재, 채희장, 이순녕, 양성희, 남양자, 안현숙, 정옥순) 의 칠순을 기념하는 조촐한 축하파티, 꽃다발과 생일떡 .. 생일 축하 노래도 부르고 ... 아! 참 되돌아보니 까마득한 길을 용케도 걸어왔구나 싶다. 국민 학교 졸업 후 60여년이 흘렀다는 것이 도무지 꿈인듯 아닌듯 ... 모두들 떠들고 웃고 있지만 가슴 한 켠에는 끝모를 회한이 젖어드는것 같았다.
저녁 식사를 끝내고 잠자리를 배정 받아 삼삼오오 흩어진다. 나는 원래 술도 잘 못하고 방방뛰면서 노래 부르는 것도 별로 내키지 않아 일찌감치 자릴 깔고 드러누웠다. 얼마 지났나? 드디어 발동이 걸린 모양, 귀청을 찢는 노래소리가 계속이다. 이 광란의 노래자랑이 자정 무렵에야 끝났다고 한다. 나는 드러누워, 노래 부르고 떠들고 방방뛰는 소릴 들으니 이 친구들이 과연 중 늙은이들인지 가늠할길이 없다. 단언컨대 우리 친구들 모두 앞으로 30년은 거뜬, 팔팔할거라 생각한다. 30년 뒤에 다시 모여 방방 뛰어 볼날을 기대해본다. 30년뒤 2045년 말이다.
2015.5.17 (日) 나는 일출을 보려고 5시반경 일어났으나 꾸물대다 보니 6시가 지났다. 휴대폰을 들고 사진찍으러 나가니 벌써 이글거리는 햇님이 바다위로 두둥실 떠올라 동해바다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이때쯤 친구들이 하나둘 해변가로 나와 맨발로 거닐기 시작한다. 사박사박 모래위에 발자욱을 남기며 걷는 모습이 정겹고 영화의 한 장면 같기도 하다. 나는 예쁜 조약돌이 즐비해서 그 중에 몇 개를 집어와서 기념으로 배낭에 꽁꽁 숨겨뒀다. 아침식사는 해물탕, 그 전에 몇몇은 라면을 끓여먹는데 나도 몇 숟갈 집어 먹어보니 참말 별미다. 누가 끓였는지 해물라면 식당 열면 대박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누가 끓였는가 궁금하네!
아침 식사 후 09:05분에 버스에 탑승, 최종 여행지인 청송 주왕산으로 출발. 가는 도중에 내가 준비해온 박두순 시인의 “친구에게” 란 시를 한부씩 배부하고 이창녕 교장이 낭랑하게 낭송한다.
눈을 감으면
어둠의 둘레에서 돋아나는
별자리 되어
내 마음 하늘 환히 밝히는
넌
기쁠 때도 별이다
슬플 때도 별이다
그렇구나, 우린 서로 친구에게 별이로구나! 반짝이는 별이로구나. 한시간 십오분 걸려 주왕산 등산로 입구에 도착했다. 경북 청송은 인구 26,400명. 유명 관광지는 주왕산. 주산지, 얼음골, 주왕산온천, 약수탕 등이며 특산물은 사과, 고추, 꽃돌 이라고 한다. 청송(靑松)의 뜻은 동쪽에 있는 불로장생의 신선 세계,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에 가장 적합한 이상의 세계라고 한다. 청송이란 지명은 조선조 세조때 송생, 안덕현을 편입 합병하여 청송도호부로 승격될 당시부터 불려왔다.
주왕산(周王山/ 722m)은 당나라의 주왕이 숨어살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인데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있다. 고려 공민왕때 나옹스님 (1320-1376)이 이 곳에서 수도할 때 이 산을 주왕산이라 불러 지금까지 주왕산이라 부르고 있다. 주왕산을 천천히 오르기 시작하니 TV에서 가끔 보았던 주왕산의 모습, 바위산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낸다. 얼핏 중국의 장가계, 원가계의 바위산 모습과도 흡사했다. 규모면에서는 그보다 못했지만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풍경이 자연과 잘 어울려 보는 이의 가슴을 부풀게 한다.
주왕산 입구의 대전사를 출발, 용추 폭포까지 오르니 한 시간이 걸려 그렇게 힘들지 않고 땀이 촉촉이 배일 정도였다. 사실 여기까지만 등산하자고 배슴이 산행 출발전에 얘길 했는데 기가 뻗친 일부 영감, 할매들이 더 위쪽 절구 폭포, 용연 폭포 쪽으로 치달아 올라가버려 점심 예약시간에 늦을까봐 몸이 단 우리의 배슴이 우리 셋 (남두원, 조대희, 김형태)을 남겨두고 뒤쫓아갔다. 뒤에 이리저리 흩어졌던 친구들이 모두 버스로 돌아온 시간이 13:00 였다. 거의 2시간 40여분을 훌쩍 훌쩍 뛰어다닌 영감, 할매들 모두 신체나이는 40대 중반인 것 같다. 모두 다 산삼, 녹용을 장복하는지 대단들 하다.
이제 여행도 슬슬 막바지, 산을 오른뒤라 모두들 출출한 것 같다. 13:20분 닭백숙 전문 봉산식당 (청송군 청송읍 부곡리 298 / Tel. 054-873-2183)에서 닭 한 마리에 3명씩 식사, 청송 달기 약수로 찐 거라고 해선지 육질이 쫄깃하고 좋았다. 모두들 후딱 해치운다.
버스 안에서 숨겨둔 솜씨를 발휘한 남두원의 프로페셔널 뺨치는 하모니카 연주 솜씨가 일품이었다. 언제 그렇게 실력을 갈고 닦았는지 그동안 각고의 노력에 큰 박수를 보낸다. 덕분에 모두들 한층 더 흥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한다. 이창녕 교장의 색소폰과 어울리면 더 기막힌 연주가 될 터인데 다음을 기대해본다.
이제 1박2일의 꿈길같은 여정을 끝내고 각자의 집, 각자의 삶으로 되돌아 가는 길이다. 우리 인생이 늘 그렇듯이 본래의 곳으로 되돌아 가는 것이다. 본래의 곳으로 ...
16:02분 안동 시외 버스 정류장 부근에 대구, 부산 친구들 4명을 내려주고, 17:00에 문경, 상주, 충주 친구들 9명도 내렸다. 이별이다. 만나면 헤어지는 것이 인생사라고 하는데 어쩌면 우리의 인생도 1박2일과 같은 단기간의 여정이 아닐까?
통상 일요일 서울로 진입하려면 차가 심하게 밀려 곤욕을 치르는데 우리를 태운 버스는 하남으로 빠져 나와 수월하게 19:50분 잠실 지하철역에 도착했다.
운전기사님도 노고가 많으셨다. 보고 싶었던 친구들 모두 집에 잘 돌아가 또다시 분주한 삶을 살고 있겠지. 그러면서 또 세월이 흘러가겠지. 부디 모두들 건강하시게. 정신적, 육체적으로 그리고 모두 당당하게 살길 바란다. 모임을 준비했던 이장 (이호녕 회장), 배슴 (배병태 총무), 이창녕 부회장, 안현숙 부회장 감사, 감사, 감사.
마지막으로 법정 스님의 말씀으로 끝을 맺을까 합니다. “깨어 있는 영혼에는 세월이 스며들지 못한다. 세월이 비켜간다. 깨어 있는 영혼은 순간순간 살아있기 때문이다!” 다시 마지막으로 친구들에게 구호를 크게 외쳐본다. 오.징.어, 오.징.어. 오래도록 징그럽게 어울리자!!
P.S
1) 이창녕 부회장의 제안 : 내년 40차 정기총회. 돼지띠들만의 3박4일 해외여행을 가자고, 그렇지만 혹시 원한다면 잡띠(?)도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ㅋㅋ
2) 배슴이 몸살 났음. 여행준비로 무리해서 돌아온 뒤 몸살이 났다고 하니 위로해주기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