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회(1959년 졸업)
글 수 163
물 좋고 정자 좋은 곳 없다.
넘어진 김에 쉬어가라.
똥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
이 세 문장은 필자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40대 초반쯤 조합한 '세트경구'다. 직장에서는 부서 이동, 승진(또는 승진 누락), 연수 파견 등 공식적인 일 외에 나를 겨냥한 칭찬이나 험담 등 온갖 크고 작은 일을 만나게 된다.
세 문장은 좋은 일을 만나든 나쁜 일을 만나든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좋은 자리로 발령받았다고 너무 좋아할 필요는 없다. 연못의 물이 맑고 깨끗하면 연못가에 세워진 정자가 낡고 더러울 것이다.
좌천당했다고 너무 서러워할 필요도 없다. 바로 일어나려고 버둥거리며 무리하지 말고,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언니 는 생각으로 그대로 엎어져 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회는 반드시 다시 오니까.
원하던 직위나 일을 맡았을 때는 나중에 후회 없도록 온 힘과 정성을 쏟아 일에 몰두하라. 그런 당신을 시샘하고 깎아내리는 사람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전혀 위축될 필요 없다. 두서없이 짖어대는 똥개들 곁을 바람처럼 휙 지나치는 초고속 열차라고 자부하면 충분하다.
- ‘나를 꺠우는 서늘한 말’ 중에서 (노재현 지음) -